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워준다는 각종 교구들이 `종합선물세트`처럼 쏟아지고 있다. 역할놀이의 대명사인 소꿉장난감에는 가스레인지·오븐 등
주방용품에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과일·빵·고기 등 음식 모형까지 들어 있다. 벽돌을 빻아 고춧가루로 사용했던 부모 세대의 `응용력`은 기대하기
어렵게 됐다. 병원놀이감도 마찬가지. 수십만원에서 1백만원을 훌쩍 넘는 초고가 놀이교재인 가베도 유아교육의 필수 교재인 양 부모들을 유혹하고
있다.
아이들에게 이렇게 공장에서 찍어낸 규격화된 장난감을 안겨주는 것이 똑똑한 아이를 만드는 지름길일까.
이화여대 부속유치원 황혜현 원감은 "상징화가 덜 된 장난감이 아이의 창의성을 자극한다"고 말한다. 예를 들어 딸기와 똑같이 생긴 장난감보다
빨간색의 동그란 종이가 아이의 머리속에 딸기뿐 아니라 앵두나 사과까지 떠올리게 해 창의력을 키워준다는 것이다.
이제 아이에게 기성품 장난감보다 종이·실·찰흙 등 재료를 쥐어주자. 평범한 재료가 쓰임새 많은 장난감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아이의 생각은
쑥쑥 자라게 된다.
생활 주변 소재가 다 교구=아이 키우는 집에서 하루에도 몇개씩 나오는 우유팩은 훌륭한 블록 장난감이다. 신문지로 속을 채운 후 입구를 접어
상자 모양으로 만들고 겉면에 종이를 붙여 색칠을 하거나 접착시트를 붙이면 된다. 티슈 상자 같은 다른 직육면체 상자도 블록으로 만들어 두면 쌓기
놀이를 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. 우유팩 블록을 모아 아이들의 의자나 놀이집을 만들어도 튼튼하다.
집 근처 음식점이나 학원 등에서 판촉용으로 현관문에 붙여두고 가는 고무자석판도 글자공부나 시장놀이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.
한글·숫자·알파벳 등을 색종이·크레파스 등을 이용해 예쁘게 쓰고 오려내 손코팅지로 코팅한 후 뒷면에 고무자석판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붙이면
된다. 냉장고나 화이트보드에 붙여가며 학습교구로 이용할 수 있다. 과일·채소·음료수 등의 그림이나 사진을 컴퓨터로 뽑아낸 후 고무자석판을 붙여
놓으면 시장놀이도 할 수 있다.
우드록을 이용한 퍼즐도 만들기 쉬운 장난감이다. 예쁜 달력 그림이나 동물 사진 등을 우드록에 붙인 후 칼로 조각을 내면 간단하게 완성된다.
이때 퍼즐 틀까지 만들면 퍼즐 맞추기가 한결 편하다.
만드는 순서는
①우드록에 그림을 붙인 후 사방으로 5㎝ 정도 여유를 두고 우드록을
크게 잘라낸다. ②그림이 붙어있는 우드록을 칼로 파낸다. 이때 그림 가장자리를 틀 부분에 약간 남겨 놓으면 퍼즐을 맞출 때 기준으로
사용할 수 있다. ③그림이 붙어 있는 우드록 뒷면에 퍼즐 모양을 그린 다음 칼로 자른다. 만 2세 이하는 네조각 정도로만 만드는 것이
적당하다. 퍼즐을 만들 때 가족 사진이나 아이가 경험했던 장소 사진 등을 이용하면 아이가 더욱 흥미를 갖게 된다.
그 외에도 ＾패트병에 바둑알을 넣어 만드는 볼링세트＾헌 양말로 만드는 애벌레 인형＾자석과 클립·나무젓가락 등을 이용해 낚시 장난감 등도
쉽게 만들 수 있다.
"가베도 직접 만들어요"=가베는 1837년 독일의 교육학자 프뢰벨이 창안한 유아용 놀이교구. 털실로 짠 공과 나무블록·고리·막대기 등으로
구성돼 있다.
`1가베`에 해당하는 `공`은 스티로폼 공과 못 쓰는 천을 사용해 만들 수 있다. 문구점에서 구입한 스티로폼 공을 천으로 감싸 바느질한 후
색실을 달아 손잡이를 만든다. 이 때 천은 타월지가 가장 좋다.
`10가베`의 `점`은 수수깡을 색깔별로 0.5㎝ 두께로 잘라 놓으면 된다. 커다란 종이에 삼각형·원 같은 도형이나 꽃·곤충 등을 그려놓고
아이에게 그 안을 수수깡 점으로 채우게 하면서 점와 면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다.
`7가베` 인 `도형`은 컬러 우드록을 정삼각형·직각삼각형·원·반원 등의 모양으로 잘라내 만들고, `9가베`인 `곡선 고리`는 문구점에서
파는 단어장용 링을 이용한다.
`준가베`에 해당하는 `프레임 워크`와 `구슬 꿰기`는 고무찰흙으로 만들 수 있다. 프레임 워크`는 고무찰흙을 둥글게 빚어 볼을 만들고
풍선막대로 군데군데에 구멍을 뚫어 놓으면 완성. 3, 6, 9㎝ 크기로 잘라낸 풍선막대로 구멍 뚫린 고무찰흙을 연결시켜 집·의자 등의 모양을
만들 수 있다. 고무찰흙 대신 컬러 믹스를 사용했다면 다 만든 후에 끓는 물에 5분 정도 삶아내야 오랫동안 모양이 변하지 않는다.
`구슬 꿰기`는 고무찰흙을 동그랗게 빚어 송곳으로 구멍을 한개씩 뚫어 만든다. 구슬을 연결하는 실은 운동화끈이 좋다.
